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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소설 [현판][양치기자리] 요리의 신.txt 다운로드
    카테고리 없음 2021. 7. 10. 01:47
    [Signboard] [Shepherds seat] God of cookin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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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[현판][양치기자리] 요리의 신.txt10.3M

    [Signboard] [Shepherds seat] God of cooking





    째깍째깍.

    아무도 없는 부엌 안. 조민준은 가만히 시계를 노려보았다. 


    가지 마. 

     

    멈춰. 


    아무리 소리 없이 고함을 질러도, 


    초침은 언제나 그렇듯이 도도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.

    열한시 오십구분 오십칠초.


    오십팔초. 


    오십구초. 


    그리고 열두시…….



    신년이었다. 


    그리고 이십대의 종막이었고, 


    삼십대의 시작이기도 했다. 


    알 수 없는 탈력감에 조민준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. 


    시간은 이렇게 자비 없이 흘러가는데, 


    정작 흐른 시간만큼 손에 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. 



    조민준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.


    정확히 말하자면 영어 선생님. 


    선생님이란 직종이 다 그렇듯, 


    큰 성공도 없지만 작은 실패 또한 없을 그런 인생이었다. 


    그래. 적어도 스물여덟의 봄까지는 그랬다. 


    하지만 삼월.


    결국 조민준은 교직을 그만두고 말았다.



    교직의 길은 정말 자신이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. 


    단 한순간도 선생님이 되고 싶던 적은 없었다. 


    조민준이 어려서부터 되고 싶어했던 건 요리사였다.


   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꺾을 순 없었다. 


    조민준은 성적도 괜찮았고, 대학에도 이미 수시 합격을 한 상태였다.


    갑자기 팔자에도 없던 요리를 하겠다는데, 


    그걸 지지해줄 부모는 없었다.



    그리고 그대로 십년이 흘렀다. 


    조민준은 부모님의 말에 따라 교무실에 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.


   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. 


    부모님은 언젠간 네가 우리를 이해하게 될 거야, 


    하며 말씀하셨지만…… 


    아니었다. 


    안정은 있을지 몰라도, 


     조민준이 그것에서 느끼는 건 그저 허무함뿐이었다. 

     

    그래서 결국 그만두었다.



    그 다음은 바로 식당으로 직행이었다. 


    강남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접시닦이로 들어갔다. 


    일년 동안 설거지를 했고, 


    일년이 지났을 때는 마늘 껍질이나 까고 있었다. 


    그게 그가 서른살에 이룬 모든 것이었다. 


    신년에 갈 곳 하나 없어, 


    불 꺼진 식당 부엌에서 음침하게 시간이나 때우는.



    이제 와서 불평해봤자 소용 없는 짓이었다. 


    그가 한 선택이었다. 


    그렇다면 지금의 이 답답한 생활에도 불평할 자격은 없었다. 


    그 때, 


    홀의 체임버가 울리며 식당의 불이 켜졌다.



    아슈리온
    받아갑니다~!
    큐수
    재미있게 보겠습니다^^
    exceptio
    잘 받아갑니다ㅎㅎ좋은글, 재미있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.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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